2년만의 블로그 방문이다.
근 반년간 약을 거의 안 먹다 시피 하고 있다. 따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, 의사와 상의 한 것도 아니다. 약을 먹어야지, 먹어야지 하는데 몸이 움직여 지지도 않고 축 가라앉는 기분이다. 무기력증의 일종이겠지, 약을 먹으면 나아질텐데. 하며 생각만 하는 것이다.
작년 9-10월,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한달 동안 씻지도, 나가지도 않고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. 정말 사람이 이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싶었다. 아무에게도 말 하지 않았고, 아무도 만나지 않았으며 그저 매일 매일 예능이나 보고 겨우 싸강 출석하고, 과제만 하며 시간만 축 내고 있었다.
그 시간도 그냥 그렇게 지나갔다. 따로 뭔가 약을 먹은 것도 아니고, 뭔가를 보고 자극을 받은 것도 아니다.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괜찮아 진 것이다.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.
요즘은 또 조증인건지, 소비도 엄청 많이 하고, 담배도 한 번 피면 쭉 앉아서 서너개피 줄담배를 피고, 성욕도 강해지고, 뭔가 또 시도 해 보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. 참 이게 웃기다. 내가 지금껏 이 블로그에 적었던 글들도 쭉 보니 그래프를 그릴 수 있을 정도로 특정 달에만 열심히 적었다.
약을 먹어도 뭔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느꼈다. 오히려 울증은 오는데 조증은 없는, 결론적으로 우울증만 있는 사람이 되어 가는 것 같았다. 나는 조증의 내 모습이 좋은데. 활기차고, 사교성있고, 뭔가 해 보려는 내 모습이 좋은데 그게 병이란다. 말도 안돼, 어떻게 병 때문에 사람 성격이 그렇게 바뀌지? 그러니까 그게 정신병이란다. 그래서 약을 먹어야 하는거라고. 그럼 내가 내 성격이라고 믿었던 부분들은 뭘까, 도대체 나는 어떤 사람인걸까 의문이 든다. 근데 또 이런 생각도 웬만하면 하면 안된대. 그럼 또 우울감에 잠식 된다고.
작년 10월 부터 나를 힘들게 했던 일이 있었는데 3월부로 끝났다. 나는 해방이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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